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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대받던 흑인 여성 래퍼들, 빌보드를 삼키다

세계 음악계는 ‘랩 퀸’ 춘추전국시대
이 시대 진정한 랩 퀸(RAP QUEEN)은 누구인가.

카디비(28)와 메건 더 스탤리언(25)이 함께 부른 ‘왑(WAP)’이 25일 2주 연속 빌보드 1위에 올랐다. 음원 최강자 드레이크의 신곡 ‘래프 나우 크라이 레이터’를 누른 결과다.

 대중음악계에서 여성 파워가 가장 약했던 분야가 힙합 래퍼. 카디비가 2017년 데뷔곡 ‘보닥 옐로’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을 때가 1998년 로린 힐이 ‘두 왑’으로 1위를 차지한 후 19년 만이었다. 그 후 니키 미나즈(38)와 투 톱 체제를 유지하다, 최근 들어 메건 더 스탤리언, 도자 캣, 리조 등 여성 래퍼들이 연달아 빌보드 정상을 차지하며 ‘랩 퀸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파격의 카디비와 관록의 니키 미나즈,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흥행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는 신예들의 활약 덕분”이라며 “여성 인권, 그중에서도 흑인 여성 인권 상승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명랑핫도그 좋아하는 갱단 출신 카디비

카디비는 명실상부 가장 유력한 랩 퀸. 인스타그램에 명랑핫도그 사진을 올리고, 지난 17일 트위터에 “한국 너무 좋아. 한국의 역사와 지리를 알고 싶어”라는 글을 올리는 친한파이기도 하다.

철없는 부잣집 막내딸 같지만, 그녀의 삶은 영화보다 극적이다. 뉴욕 할렘에서 태어나 16세에 갱단 멤버가 됐다. 수퍼마켓 직원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19세 때부터 스트리퍼 일을 시작했다. 토크쇼에서 “그걸로 돈을 벌어 집을 사고 치아 교정도 했다”고 말할 정도로 낙천적이다.

 카디비와 ‘왑’을 같이 부른 메건 더 스탤리언은 텍사스 출신으로, 인스타그램에 프리스타일 랩을 올리다 눈에 띄어 2017년 데뷔했다. 올 초 비욘세와 부른 ‘새비지(Savage)’에 이어 ‘왑’까지 1위에 올리며 차세대 랩 퀸 후보로 떠올랐다.

‘왑’의 가사는 노골적인 성적 욕망 묘사로 미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미 공화당 남성 정치인 제임스 브래들리는 카디비와 메건은 하느님, 강한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들의 전형”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여성 정치인 디애나 로레인은 “여성 인권을 100년 정도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돈과 명예를 모두 가지게 된 여성 래퍼가 과감하게 자신의 욕망과 성적 매력을 표현하는 노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 외 인도와 아프리카 피가 흐르는 미나즈, 남아공 흑인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도자 캣, 자동차에서 살며 대학을 다니다 뒤늦게 틱톡으로 인생 역전한 리조도 차세대 랩 퀸 후보다.

◇한국 원조 랩 퀸 윤미래…그 후계자는?

한국 여성 래퍼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랩 퀸은 단연 윤미래(39)다.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나 1997년 업타운으로 데뷔, 타이거 JK와 결혼해 ‘파워 부부’가 됐다. 최근 린다G로 활동하는 이효리와 ‘린다’라는 신곡도 발표했다.

윤미래 후 끊긴 줄 알았던 랩 퀸은 2015년 여성 래퍼 리얼리티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로 다시 대중가요 전면에 등장했다. 그중 차세대 랩 퀸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 최근 신곡 ‘눈누난나’로 멜론 차트 2위까지 오른 제시(32)다. 뉴욕에서 태어나 윤미래가 탈퇴한 후 업타운 멤버로 들어갔다. 최근 엄정화, 이효리, 마마무 화사 등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로도 활동 중이다. 제시의 ‘눈누난나’는 싸이와 유건형이 프로듀싱한 곡. 중국 쿠워뮤직 한국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치타, 키썸, 자이언트 핑크 등이 차세대 랩 퀸 자리를 노리는 강력한 후보다.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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