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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물에 잠긴 한반도] “새벽 또 폭우”… 올림픽·내부순환로 곳곳 통제

수도권도… 도로 꺼지고 나무 쓰러지고 주민 대피

9일 오후 3시쯤 서울 묵동 월릉교 주변 중랑천 물길엔 누런 흙탕물이 세차게 흘렀다. 천변에 설치됐던 공원 벤치는 등받이 끄트머리만 남기고 물에 잠겼다. 산책로 안내 이정표도 물살에 두들겨맞아 찌그러진 상태로 절반 정도 물에 잠긴 채 옆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바로 옆 서울 동부간선도로는 이날 전(全) 구간 차량 통행이 금지돼 텅 비어 있었다.

지난 주말 수도권 곳곳에서 비가 100㎜ 이상 쏟아졌다. 특히 경기 동부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그 피해가 잇달았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10일 태풍 ‘장미’와 결합하면서 전국으로 확대돼 11~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강공원 再침수, 도로 통제 속출

9년 만에 한강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6일 이후, 침수 피해를 복구 중이던 한강공원 11곳은 8~9일 내린 비로 또다시 물에 잠겼다.

 9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으로 진입하는 차도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배로 만든 수상 건물은 육지와 연결하는 다리가 물에 잠기면서 진짜 배처럼 물 위에 떠 있었다. 비슷한 광경은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도 볼 수 있었다. 공원 산책로가 모두 물에 잠겨 세빛섬과 편의점 등 건물들이 마치 섬처럼 물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솟아 있었다. 공원에 3m 높이로 설치됐던 하얀 그늘막(천막)은 기둥이 모두 물에 잠겼고, 천막 자체도 일부가 찢기거나 구겨지고 흙탕물에 더럽혀진 채 비바람에 휘날렸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하천변은 비로 인한 위험성 외에도 복구 작업을 위해 중장비가 수시로 드나들고 있으니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곳곳에서 땅이 꺼지고 나무가 쓰러졌다. 오전 1시 20분 강북구 우이동의 한 도로에서 달리던 택시 위로 나무가 쓰러져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오전 7시 30분에는 성북구 정릉동 북악터널 입구에서 쓰러진 나무가 도로를 막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로구 개봉로의 한 도로에서 가로 50㎝, 세로 50㎝가량의 포트홀(도로 팸 현상)이 발견됐다. 강동구 암사동 선사사거리 인근의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 공사 현장에서는 도로 지반 일부가 무너졌다.

 침수로 인한 주요 도로 통제도 속출했다. 서울에선 오전 10시 40분 올림픽대로 여의하류IC 및 여의상류IC가 차단됐다. 오후엔 내부순환로 양방향(성동JC~마장램프), 올림픽대로 양방향(염창IC~동작대교) 등이 전면 통제됐다. 팔당댐에서 초당 1만1300t 이상의 물이 방류된 데 따른 조치다.

경기 남부 지역 주요 도로 13곳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통제됐다. 용인에서는 상갈교 사거리~오산천 입구 삼거리(600m), 기흥장례식장 앞 지하차도(100m), 구갈동 상미 굴다리(60m) 등 7곳이 통제됐다. 또 오산·화성·성남 등의 지하차도도 침수가 우려돼 통제됐다.

지난 1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경기도에는 사망 8명, 실종 1명 등 9명의 인명 피해와 234가구, 40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산사태 170곳을 비롯해 저수지 등 농업기반시설 93곳, 하천 47곳, 주택 침수 485동, 농작물 3326ha, 비닐하우스 8256동에 피해가 발생했다.

비, 태풍 ‘장미’와 결합해 전국 확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비는 한반도가 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권에 들면서 10일 오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방에는 오는 14일까지, 나머지 지방에는 11일까지 비 예보가 내려졌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용인·화성·파주·안성·가평 등 5개 시군의 산사태 위험지역 주민 400명,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남양주·안양·가평 3개 시군 64명을 사전 대피시켰다.

서울시는 10일부터 호우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지하철·버스 막차 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출퇴근 집중 배차 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을 30분 연장해 차편을 늘린다. 도로 통제 및 우회 등으로 운행이 지연될 때를 대비해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TOPIS) 홈페이지(http://topis.seoul.go.kr)와 소셜미디어 계정(트위터 @seoultopis)에 자세한 운영 상황을 안내한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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