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3, 사회일반

美 ‘최다 테러’ 집단은 IS 아닌 백인 극우

테러 57%가 백인 우월주의자 소행

미국에서 가장 많은 테러를 저지르는 테러 단체는 백인 우월주의자 등 극우 테러리스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20년에는 미국 내 테러 중 극우 단체의 테러가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IS(이슬람국가)나 알카에다, 극좌 단체 안티파(Antifa) 등보다 극우 테러 단체가 미국에 더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펴낸 ‘미국 내 고조되는 테러 문제’란 보고서에서 “무정부주의자와 종교 극단주의자들이 잠재적 위협이긴 하지만 가장 심각한 위협은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밝혔다. CSIS가 1994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893건의 테러 사건과 테러 모의 사건을 모두 분석한 결과 57%가 백인 우월주의자 등 극우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좌파 테러리스트 25%, 종교 테러리스트 15%, 극단적 민족주의자 3% 순이었다. 미국에서 극우는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 반유대주의자 등을 주로 말하고, 극좌는 공산주의와 무정부주의자, 급진 환경주의자 등을 말한다.

특히 최근 6년 동안 극우파의 테러는 전체 테러의 60~90%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엔 전체 테러 공격과 음모의 3분의 2에 달하는 44건을 극우파가 저질렀고, 올 들어 1월부터 5월 8일 사이에는 90% 이상의 국내 테러를 백인 우월주의자나 신나치들이 저질렀다.

미국 극우 테러의 대표적 사례가 1995년 4월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정부청사 폭탄 테러 사건이다. 반(反)연방정부와 백인 우월주의 성향을 지닌 티머시 맥베이 등이 저지른 이 테러로 168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다쳤다. 이달 초에도 미국에 조만간 남북전쟁에 이은 2차 내전이 일어날 것으로 믿는 ‘부걸루(Boogaloo)’ 운동과 연관된 극우파 인사 3명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틈탄 소요 사태를 기획하다 체포됐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선 지난 7일 백인 우월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 소속 인사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하기도 했다.

‘아톰와펜 사단(AWD)’으로 불리는 신나치 조직 소속 인사 4명은 지난 2월 기자 등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다 체포됐다. 미국의 반인종주의 연맹(ADL)은 지난 2월 백인 우월주의자 등 극우파가 지난해 살해한 사람이 42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테러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종교 테러리스트로 인한 사망자가 308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01년 알카에다의 9·11테러로 미국인 2977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극우 테러가 335명, 극좌 테러가 22명, 극단 민족주의 테러는 5명의 사망자를 냈다.

CSIS는 보고서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 중 하나는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극단주의자들이 폭력에 의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백인들이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을 경우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적 테러 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 법무부도 보고서를 통해 일부 극단주의자가 스스로를 ‘트럼프를 위한 파이터’로 자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각) 오전 8시쯤 자신의 지지자들이 나오는 영상을 리트윗(재전송)하고는 “빌리지스의 위대한 주민들에게 감사한다. 곧 만납시다!”라고 적었다. 빌리지스는 플로리다주의 대표적 은퇴자 마을인데 백인 공화당 지지자가 많아 공화당 인사들의 단골 행사 장소다. 문제는 이 영상에 나오는 트럼프 지지자가 “화이트 파워!”라고 두 차례 외치는 장면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는 백인의 권력을 뜻하는 것으로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구호다.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은 이날 CNN 방송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영상을) 리트윗하지 말았어야 했다. 영상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오전 11시쯤 리트윗한 영상이 사라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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