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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도시 못 믿겠다” 軍 투입한 트럼프

美포틀랜드에선 무슨 일이…
지난 5월 말 미국 각지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공화당 연방정부’ 대(對) ‘민주당 지방정부’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장한 연방요원을 투입해 시위가 계속되는 도시의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하지만, 민주당 주지사와 시장은 “불필요한 월권”이라며 맞서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미 서부 해안 오리건주의 포틀랜드가 있다. 인구 60만인 이 작은 도시에선 50일 넘게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5월 말 촉발된 시위가 멈추지 않고 이어진 것이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을 향해 물건을 던지거나 심야에 건물을 훼손하기도 했다.

연방요원이 투입된 것은 이달 초로 추정된다.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 관련 동상·기념물 훼손 시도가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연방기관에 인력 파견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그 직후 관세국경보호청, 이민세관단속국, 교통안전청, 해안경비대 등의 요원들을 차출해 신속파견팀을 만들었다. 2000명 정도 연방요원이 포틀랜드에 파견됐다. 이들은 최루가스와 고춧가루 스프레이가 나오는 페퍼볼(pepper ball) 등을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전투복을 입은 연방요원들의 등장이 진보 성향이 강한 포틀랜드 주민들을 자극했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보탁'(BORTAC)이라고 불리는 국경순찰전술부대 투입이었다. 관세국경보호청 소속인 이들은 실제로 특수전 훈련을 받은 특수요원이다. 민주당 소속인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연방요원 파견을 “노골적 권력 남용”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대규모 시위대가 포틀랜드 도심에서 연방요원들과 충돌했다. 엘렌 로젠블럼 오리건주 검찰총장은 이날 연방요원들이 시민들을 불법 체포했다며 국토안보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선을 100여 일 앞둔 상황이 이런 갈등을 더 증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민주당 사람들은 ‘연방정부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하는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이 집권하면 사실이 될 것이다. 전국이 지옥이 될 텐데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포틀랜드는 완전히 통제 밖에 있다. 그들은 51일 동안 도시를 파괴하고 약탈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총격 사망 사건이 늘어난 시카고·뉴욕 등도 겨냥했다. 그는 “시카고는 어떤가? 주말 동안 (총격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뉴욕도 보고 있다. 모두 민주당, 극좌파에 의해 운영된다”면서 “더 많은 연방 법 집행기관들을 파견할 것”이라고 했다. 또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디트로이트, 볼티모어, 오클랜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모두 민주당이 운영하는 도시”라고 했다.

이런 충돌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공화당이 이끄는 연방정부와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는 지역 사이에서 누적돼 온 갈등도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2월에도 뉴욕 등에 ‘보탁’을 투입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불법체류 이민자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워싱턴DC·시애틀·애틀랜타·시카고·포틀랜드의 민주당 소속 시장들은 “연방 병력 배치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연명 서한을 공개했다.
☞포틀랜드
미국 서부 연안 오리건주에 있는 도시. ‘자유주의 유토피아’라고 불릴 정도로 주민들이 진보적 가치와 소수자 인권을 중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이후 포틀랜드 시장은 민주당 또는 좌파 성향 무소속이 당선돼 왔다. 패션과 유행에 민감해 미국 내에서 가장 ‘힙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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