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1, 미국정치, 사회 / 국제, 사회일반, 정치/문화

“미국이 돌아왔다” 바이든 외교안보팀이 말하는 ‘美가 돌아가야 할 길’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자, “미국의 참모습은 여전히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유능”

24일(현지 시각)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첫 내각 지명자들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마스크를 쓴 바이든이 먼저 무대 뒤에서 나왔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첫 내각 인사 6명이 마스크를 쓰고 뒤를 따랐다. 서로 간에 사회적 거리 6피트(약 2m)를 지키느라 발걸음은 느렸다. 무대 위에서도 띄엄띄엄 선 이들의 모습은 백악관 행사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던 ‘트럼프 시대’가 저물어감을 상징했다.

바이든은 자신의 외교·안보팀에 대해 “‘미국이 돌아왔다’ ‘세계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팀”이라고 했다. 그는 “다시 한번 미국은 상석(上席)에 앉을 것이다. 우리 적들과 맞서고 우리 동맹을 내치지 않을 준비가 돼있다”면서 “미국의 가치를 위해 일어설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날 저녁 NBC뉴스와 가진 당선 후 첫 인터뷰에서도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고립주의’였다”라고 했다. ‘새 내각이 오바마 행정부 3기라는 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 행정부는) 오바마 3기가 아니다. 그때와 세계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을 강화할 뜻도 밝혔다. 그는 “미국은 동맹과 협력할 때 가장 강력하다는 것이 내 핵심 신념”이라고 했다. “(각국 정상과 통화할 때) 미국이 태평양과 대서양, 세계 어디에서나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사적 역할을 재확인해주기를 그들이 얼마나 고대하고 있는지에 놀랐다”고도 했다.

바이든은 블링컨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세운 업적으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장 강화”를 거론했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의 업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재균형”을 언급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블링컨은 국무부 부장관, 설리번은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바이든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를 언급한 것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이든은 당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등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용어인 ‘인도·태평양’이란 말을 썼지만 이날은 ‘아시아·태평양’이란 용어를 썼다.

바이든의 소개를 받은 후보자들도 한목소리로 ‘미국의 지위 회복’을 말했다. 블링컨은 나치의 아우슈비츠·다하우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계부의 사연을 꺼냈다. 블링컨의 친부모는 그가 어릴 때 이혼해 각각 재혼했다. 블링컨은 헝가리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친부 도널드의 영향도 받았지만, 유대인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대외경제정책고문을 지낸 계부 새뮤얼 피자르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블링컨은 “돌아가신 의붓아버지는 4년간 강제수용소 생활을 했던 홀로코스트 생존자”라며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독일로 끌려가는) 죽음의 행군 중 숲속으로 도망쳐 숨어있다가 탱크의 진동음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탱크 측면에 (나치의) 철십자 대신 (미국의 상징인) 하얀 별들이 그려진 것을 보고 의붓아버지는 탱크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전쟁 전 어머니에게서 배운, 유일하게 아는 영어 단어 3개를 말했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America)’였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미국이 세계에 상징하는 바”라고 했다.

쿠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이민 온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도 “나의 부모님은 공산주의를 탈출해 나를 미국에 데려왔다”며 “그분들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고 미국 시민권자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고 했다. 35년간 직업 외교관 생활을 했던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도 “전 세계 동료 외교관들에게 말하고 싶다. ‘미국이 돌아왔다. 다자주의가 돌아왔다. 외교가 돌아왔다’”고 했다.

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이날 바이든을 바라보며 “내가 불편하거나 어려운 말을 해야 할 때 (바이든이) 그렇게 하길 바란다는 것을 알고 지명을 수락했다. 그럴 때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Send this to a fri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