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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요원 철수” 反트럼프 시위, 美 30개 도시로 확산

공화당 정부 vs 민주당 도시 충돌
미 30여 대도시에서 지난 주말인 25~26일(현지 시각) 인종차별 반대와 시위 진압 연방요원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곳곳에서 경찰과 유혈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리건주(州) 포틀랜드에서 이어지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요원을 동원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항의하는 성격이 더해지면서 시위가 과격해진 것이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충돌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포틀랜드에 배치된 연방요원들이 무장 진압에 나선 것이 최근 시위의 촉매제가 됐다”며 “다른 도시에서 (포틀랜드와의) 연대를 표명하는 새로운 시위를 유발했다”고 했다. 포틀랜드에서 지난 5월 28일부터 매일 시위가 이어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무장한 연방요원들을 시위 진압에 투입했다.

 ‘포틀랜드와의 연대’ 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난 것은 워싱턴주 시애틀이었다. 이곳에도 며칠 전 연방요원이 배치됐기 때문이다. 시위대 약 4000~5000명이 “연방요원 철수”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다. 시위대 일부는 소형 트레일러 5대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향해 돌과 폭죽 등을 던졌다. 경찰서 시설도 훼손했다. 경찰은 이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최소 47명을 체포했다. 경찰관 59명도 부상했다.

포틀랜드에서도 주말 동안 수천명이 도심 거리로 나왔다. 60일째 시위 중인 이곳에는 이달 초부터 무장한 연방요원들이 배치돼 연방법원 주변을 지키고 있다. 연방요원들이 연일 최루가스와 곤봉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고 있지만 시위대도 쉽게 물러서지 않으면서 매일 새벽 폭력을 동반한 충돌이 되풀이되고 있다. 26일 새벽에도 플라스틱 방패, 하키 스틱 등을 들고나온 시위대가 연방요원들과 충돌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시위대 수백명이 모였다. 일부 시위대가 창문을 깨는 등 폭력을 휘둘러 경찰관과 시위대 여러명이 다쳤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시위 도중 누군가 총을 발사해 한 명이 사망했다.

이런 시위가 계속되는 데는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 지형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틀랜드 등 시위가 잦은 지역의 주지사·시장들이 민주당 소속이란 점을 부각하며, 이들 대신 자신이 연방요원을 투입해 ‘법과 질서’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이런 의도는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이 지난 20일 공개한 ‘침입(Break In)’이란 제목의 TV 광고에 잘 드러나 있다. 광고는 백인 노부인이 늦은 밤 혼자 TV를 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TV 화면에 “경찰 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보이고, 예산 삭감으로 911 출동 요원이 없어진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때 현관문 앞에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놀란 노부인은 911에 전화를 걸지만 “응급 전화를 받을 요원이 없다”는 메시지만 나온다. 괴한은 현관문을 열고 침입해 노부인을 쓰러뜨리고, 광고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당신은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끝난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트럼프가 무장한 연방요원을 동원해 시위대를 자극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폭력과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1일 “(트럼프는) 혼돈과 분열을 조장할 작정이다. 상황을 개선하기보다 악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제니 더컨 시애틀 시장도 “포틀랜드에서의 (연방요원) 활동이 시애틀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시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투입한 연방요원(federal agent)

국토안보부 산하인 관세국경보호청·해안경비대 등에서 차출된 이들로 구성돼 있다. 주(州) 정부가 아닌 연방 정부 소속이다. 이들 중엔 특수전 훈련을 받은 관세국경보호청의 국경순찰전술부대(BORTAC·보탁)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포틀랜드 등에 파견해 시위 진압에 나서면서 주 정부의 반발을 불렀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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