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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말 좀 하자” 美도 법무장관이 막말

하원 청문회 출석한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마음에 안 든다며 막말을 하고, 정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미 연방 하원에서 29일(현지 시각) 벌어진 일이다.

미 하원 법사위는 이날 윌리엄 바(70·사진) 법무장관을 출석시켜 청문회를 열었다. 최근 정부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과잉 진압, 대통령 측근 수사 개입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바 장관은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탁한 인물로, 그간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출석을 거부하다 이날 처음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위 진압을 두고 “법무장관 재가로 민주당 소속 시장들이 있는 도시에만 시위 진압을 한다며 연방 요원을 파견했는데, 대통령의 재선쇼에 들러리 서려는 것이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통령의 위험한 심부름꾼”이라며 공격했다. 따분한 표정으로 듣던 바 장관은 “대통령 요구가 아니라 법리에 따라 내가 결정했다”며 “민주당도 폭력 시위에 경각심을 가지라”고 했다.

바 장관은 올 초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 비선(秘線) 참모 로저 스톤에 대한 검찰의 구형(求刑)을 절반으로 줄였다. 검찰은 애초 스톤에게 징역 7~9년을 구형하려 했지만, 그가 개입해 구형량을 징역 3~4년으로 낮췄다. 담당 검사가 사임하고, 전직 법무부 관료들은 바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재판에서 징역 40개월을 선고받은 스톤을 수감 직전 사실상 사면했다.

야당이 이를 거론하며 “법치를 수호해야 할 장관이 트럼프 심부름이나 하는 걸 국민이 모를 것 같은가”라고 묻자, 바 장관은 “초범에다 폭력을 쓴 적도 없는 67세 노인(로저 스톤)을 7~9년이나 감옥에 가두는 게 온당하냐”고 반문했다.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바 장관은 몇 차례 답변을 제지당하자 언성을 높이며 흥분하기도 했다. “내 이야기 듣자는 청문회 아니었나? 대체 날 왜 불렀나?” “빌어먹을(damn) 질문에 답변 좀 하자니까!”란 말이 튀어나왔다. 그는 법사위원장에게 ‘5분 휴식’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당신 참 대단한 위인이군, 대단해(a real class act)”라고 빈정대기도 했다.

또 트럼프가 러시아·중국 등 적국에 재선 지원을 부탁한다는 의혹과 관련, “대통령이 외국에 선거 조력을 요청하는 게 적절한가”란 질문에 바가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답하면서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미국에서 어떤 형태든 외국의 선거 개입은 불법이라 중죄로 다스리는데, 법무장관이 이를 경우에 따라 용인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기 때문이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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