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3, 사건/사고, 사회일반, 한국정치

與당직자가 나서 노조에 체불임금 합의 종용

[오늘의 세상]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의혹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7년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그동안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뿐 아니라, 부당 대출·편법 증여, 태국 관계사 부당 지원 등 관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제대로 해명된 것은 거의 없다. 29일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하자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임금 체불이 4개월이 지나 회사가 존폐 위기에 처하고서야 책임을 면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상직, 편법 증여 의혹 전면 부인

이날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 해결을 위해 여당이 지원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부대변인이 이 의원 대신 이스타항공 노조 측에 연락해 체불 임금 250억원 중 110억원만 이스타항공 측이 부담하는 안(案)에 대해 합의할 수 있는지 타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 안에 노조가 합의하면 110억원 이외에 나머지 140억원은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제주항공이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제주항공에 압력을 넣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부대변인은 이날 “전직 민주노총 산별연맹 위원장으로서 선의(善意)로 중재하려 한 것이다. 당과 어떤 협의도 없었다”고 했지만, 현직 집권당 부대변인이 당에 보고도 없이 현역 의원과 사기업 노조 관련 분쟁에 끼어들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의원 일가의 부당 대출·편법 증여 의혹도 확산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 의원이 지난 2007년 설립했지만, 2015년 이 의원의 아들 이원준(21·지분율 66.7%), 딸 이수지(31·33.3%)씨가 이스타홀딩스라는 회사를 설립, 100억원대 대출을 받아 이스타항공 지분 68%(이후 매각 등으로 38.6%로 줄었음)를 사들였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의 대주주가 이상직 의원에서 자녀들로 바뀌는 ‘편법 증여’가 일어났다. 게다가 이스타홀딩스는 자본금 3000만원에, 직원은 이수지 대표 한 명뿐인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여서 어떻게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 의혹이 일었다. 이 의원은 이날 발표문에서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지분 인수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했지만 자금 출처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는 아이엠에스씨와 비디인터내셔널이란 곳을 통해 30억원가량을 조달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두 회사의 대표는 이 의원의 친형과 지인, 주소는 이스타항공 본사 등이었다.

◇타이 이스타제트 의혹 해소 안 돼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을 사조직처럼 운영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직원들은 “2012년 총선과 2016년 총선을 앞두고 회사 간부들이 직원들에게 이 의원에 대한 후원금 모금을 독려했고, 19대 의원 임기가 끝난 뒤에는 같은 당 다른 의원 후원 압박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7년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이 설립한 태국회사 타이 이스타제트에 비행기 리스료 3100만달러(약 372억원)를 지급 보증한 것에도 의혹이 일고 있지만 제대로 해명된 적이 없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인수를 발표했을 때부터 “이 지급 보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급 보증 해소, 체불 임금 지급 등 선결 조건을 여전히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 의원과 김 부대변인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윤진호 기자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