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3, 문화일반

안심하긴 이른데… 한강선 치맥파티, 공원마다 북적

코로나 팬데믹] 거리두기 완화 첫 주말 유흥업소도 사람들 몰려… 강남클럽 수십개 테이블 빈자리 없어 지역상권은 모처럼 활기, 상인들 “손님과 실랑이 너무나 그리웠다” 전문가 “언제든 집단감염 가능성, 1m 거리두기 등 수칙 지켜야”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이 완화된 첫 주말인 25∼26일 봄다운 봄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전국 유명 관광지로 몰려나왔다. 공원과 쇼핑몰, 캠핑장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각 지역 전통시장에서는 상인과 손님이 값을 두고 오랜만에 반가운 실랑이를 벌였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방역 수칙인 1m 거리 두기를 당분간 지켜야 한다”며 성급한 완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26일 오후 찾은 강원도 춘천시 삼천동 공지천 잔디밭은 거대한 텐트촌이었다. 오랜만에 외출을 나온 아이들은 잔디밭을 뛰놀거나 자전거를 탔고, 여럿이 모여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종호(43)씨는 “모처럼 웃는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안도 주말 내내 북적였다. 강릉 경포해변과 강문해변, 안목해변 등을 찾은 관광객들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백사장을 거닐었다. 수산시장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강릉 주문진수산시장에선 조금이라도 값을 깎기 위한 손님과 상인 간 반가운 실랑이가 이어졌다. 주문진에서 건어물을 파는 손희자(65)씨는 “손님과의 실랑이가 너무나도 그리웠다”고 말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도 많은 관광객이 양손 가득 닭강정과 새우튀김, 오징어순대 등 속초 대표 먹을거리들을 들고 다녔다. 닭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심한석(30)씨는 “평년 주말 수준의 관광객이 찾은 것 같다”면서 “관광객 얼굴을 보니 다시 힘을 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접경 지역에도 봄이 찾아왔다. 지난 24일부터 군 장병 외출이 두달 만에 부분 재개됐기 때문이다.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와 인제군 북면 원통리 등엔 주말 동안 군 장병 수백 명이 외출을 나와 지역 경기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사창리에서 숯불구이 집을 운영하는 김수현(30)씨는 “너무나 반가운 손님”이라고 말했다. 사창리 PC방은 두 달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김문길(61)씨는 “군 장병 외출 등이 통제된 지난 2월 22일부터 찾는 손님이 없다 보니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면서 “군 장병이 우리에겐 귀인”이라고 말했다.




25일 오후 9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100여명이 돗자리를 펴고 1~2m 간격으로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시민들은 치킨과 족발 같은 배달 음식을 앞에 두고 종이컵에 소주와 맥주를 따라 마셨다. 친구 5명과 돗자리에 앉아 있던 대학생 권모(22)씨는 “오랜만에 ‘한강 맥주’를 즐기니 너무 좋다”고 했다. 5명 남짓한 10대 청소년이 편의점에서 파는 간이 폭죽을 쏘아 올렸다가 공원 단속반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입구 편의점 직원, 공원 청소부는 “오늘이 4월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날”이라고 했다.

서울 시내 유흥 업소에도 사람들이 가득 찼다. 25일 밤 서울 강남구의 유명 업소인 F클럽을 다녀온 민모(26)씨는 “밤 12시에 입장한 클럽에는 수십개 테이블마다 사람이 모여 술 마시고 있었다”며 “오랜만에 클럽을 다녀오니 스트레스가 날아갔다”고 했다. 26일 오전 ‘클럽365’ 등 유흥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전날 밤 클럽을 다녀왔다’는 후기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1m 거리 두기’가 지켜지고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무기한 휴관 중인 경로당에서도 일부 주민이 문을 열기도 했다. 26일 오전 문 앞에 ‘코로나로 무기한 휴관’이라고 써 붙인 서울 성북구의 한 경로당에는 노인 4명가량이 안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직 문을 열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리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돼서 왔다”고 했다. 경로당 인근에 산다는 중년 남성은 “이번 주부터 드나드는 노인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 두기에 대한 인식이 느슨해지면 언제든 집단감염 사태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며 “1m 거리 두기 등 정부의 생활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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