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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부르는 트롤… 잠들었던 극장가 깨울까

“트롤들은 그냥 신나게 놀고 싶어!(Trolls just wanna have fun!)”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트롤들이 우중충했던 극장에 색을 입혔다. 애니메이션 영화 ‘트롤: 월드 투어’가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한동안 뜸했던 관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지난 주말(1~3일)에만 3만895명이 ‘트롤’을 관람했고, 이는 지난주 1위였던 ‘라라랜드’의 주말 관객 수보다 86.9% 증가한 수치다. 개봉 다음 날인 4월 30일에만 총 1만535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3월 22일 이후 40일 만에 처음으로 일일 관객 수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어린이날까지 이어진 연휴 특수로 관람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의 신작으로 전작이었던 ‘트롤'(2016)의 세계관이 확장됐다. 팝·록·클래식·컨트리·펑크·테크노로 나뉜 6개의 트롤 마을에서 록 트롤의 여왕이 전쟁을 선포한다. 록 트롤들은 “온 세상을 록의 나라로 만들겠다”며 세계 통일에 나선다. 반면 흥겨운 후렴과 즐거운 멜로디를 좋아하는 팝 트롤들은 “싸우지 말고 다 같이 모여서 파티를 열자”며 록 트롤들에 맞선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총괄 음악 프로듀서를 맡고, 팝 디바 켈리 클락슨, 헤비메탈 가수 오지 오스본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총출동한 뮤지컬 애니메이션. 매혹적인 재즈 트롤이나 기타를 치며 번개를 발사하는 록 트롤처럼 각 장르의 특성을 반영한 다채로운 캐릭터를 빚어냈다. “그건 음악이 아니지!” 하며 서로 잘났다고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들도 재치가 넘친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과 걸그룹 레드벨벳의 노래에 맞춰 ‘칼군무’를 선보이는 K팝 트롤들도 반갑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극장 개봉과 동시에 VOD(주문형 비디오)로 공개됐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동시 개봉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영을 거부해 메가박스에서만 ‘트롤’을 볼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선 이를 두고 배급사 유니버설 픽처스와 최대 극장 체인 AMC가 충돌했다. 유니버설 픽처스는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은 극장 대신 VOD로만 ‘트롤’을 출시해 3주 만에 1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이에 AMC는 “앞으로 유니버설 작품은 상영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전미극장주협회(NATO)도 비판 성명을 내며 “(트롤의 성공을) 할리우드의 ‘뉴 노멀’ 신호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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