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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우클릭 비난도 감수”… 美민주당처럼 뉴딜로 장기집권 큰그림

文대통령,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루스벨트 前대통령 꼽아 내달초 한국형 뉴딜 정책 발표… 공유경제·스마트 시티 등 거론 정치권 “거대 여당, 정책·예산 권력 활용해 좌우 유권자 포섭”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코로나 경기 부양책으로 ‘한국판 뉴딜’을 지시한 이후 여권에서 그동안 거리를 둬왔던 규제 완화와 건설 프로젝트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여권 핵심 지지층에선 “규제 완화는 우파 정책”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민주당에선 “우클릭이라 비난해도 상관없다” “방향 전환”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권이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이 뉴딜 정책을 계기로 장기 집권 토대를 마련했던 미국 민주당의 ‘뉴딜 동맹’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루스벨트 행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은 유권자 다수가 정부 주도 사업에 이해관계를 갖게 했고, 복지 확대와 누진세제로 중산층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미국 민주당이 1960년대까지 30여 년에 걸쳐 장기 집권하는 기반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중앙·지방정부의 행정권과 입법권을 장악했다. 이를 기반으로 문재인 정부가 정책과 예산을 활용해 “성장은 보수 정부”라고 생각했던 다수 국민을 ‘확실한’ 민주당 지지 기반으로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2012년 페이스북에서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꼽은 바 있다. 경기 부양책을 넘어 정치적 기반 정비까지 염두에 뒀다는 점에서 ‘한국판 뉴딜’은 정치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 국면에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우클릭 비난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는 다음달 초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을 원형으로 한다는 점에서 SOC(사회간접자본) 등에 대한 정부 주도 대규모 투자 사업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공황 이후 집권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은 테네시강 유역 개발 사업 등을 통해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한편, 노조의 권한을 보장하고 복지 제도를 확충하는 동시에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높였다.

4·15 총선에서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해 당선된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페이스북에서 ‘한국판 뉴딜’에 대해 “디지털 뉴딜과 확장된 개념의 SOC사업”이라고 했다. 윤 전 수석은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혁신이며 혁신의 장애물인 규제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했다. SOC 사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그동안 인위적인 경기 부양 차원의 건설·토목 투자 지양을 천명해온 상황에서 일종의 방향 전환”이라고 했다.

정부에선 규제 혁신과 관련해서는 헬스케어 사업, 온라인 교육 서비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산업 발굴, 공유경제 육성 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한 규제 환경을 극적으로 바꾸어 신산업을 육성하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년간 의료계와 시민단체, 민주당 일각과 정의당 등의 반대로 가로막혀 온 원격진료가 허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코로나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절감하게 됐다”며 “과거와는 논의의 차원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SOC 분야에서는 도시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시티’, 전국에 도서관·체육시설 등을 건설하는 ‘생활 SOC’, 환경 분야의 ‘그린 뉴딜’, 문화 분야의 ‘소프트 뉴딜’도 아이디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은 정부 주도의 규제 완화와 대규모 투자 사업인 만큼 입법권과 예산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4·15 총선 압승으로 국회 의석 5분의 3을 갖게 된 더불어민주당은 입법과 예산을 통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민주당 내에선 규제 완화 입법과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5일, 지난해 민주당이 통과시킨 어린이 교통안전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민식이법’의 후속 조치로 전국 스쿨존(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대규모 정비 사업을 제안했다. 당내에선 ‘전국 도시에 대규모 지하공간을 조성해 상·하수도와 통신·전력선 등을 통합 관리하자’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와 전기·수소자동차 보조금을 확대하자’ 등의 아이디어도 나온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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