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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만든 ‘말모이 사전’, 내달 1일 조선닷컴에서 첫 공개

[조선일보 100년 기획 –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수집된 10만 단어 중 4191개 엄선, 지역·문화 정보까지 세세히 담아
주시경 선생과 조선어학회의 말모이 정신을 계승해 지난 1년간 온 국민이 함께 만든 ’21세기판 말모이 사전’이 오는 11월 1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된다.

조선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국립국어원·한글학회·한글과컴퓨터와 함께 펼친 ‘말모이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캠페인의 결실이다. 조선닷컴 말모이 누리집(malmoi100.chosun.com)에 11월 1일 새 사전이 공개되고, 내년 1월 종이 사전으로도 출간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말모이 누리집에 등록된 단어는 2만2683개. 우편과 팩스로 보내온 편지와 책자, 사전 10권까지 합하면 10만여 단어에 이른다. 이렇게 수집된 단어들을 지역 대표 71명이 검토한 후 국어학자·국어문화원 연구진 등 전문가 60명이 정제·검수하는 과정을 거쳐 4191개의 우리말 표제어를 최종 엄선했다.

실무를 맡은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 회장(상명대 교수)은 “방언 전문가가 현장을 찾아 채록하는 전통적 조사 방식이 아니라 인터넷 게시판에 생각날 때마다 올릴 수 있게 하니 이전 자료에 없는 새 우리말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며 “국민 다수가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IT 강국’의 강점이 발휘된 열린 사전”이라고 했다. 수집된 단어 중 표준국어대사전과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없는 옛말과 방언을 우선 뽑았고, 옛말과 방언이라도 일본에서 온 말은 제외하는 걸 원칙으로 하되 문화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말은 포함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410개, 강원 433개, 충북 448개, 대전·세종·충남 401개, 전북 406개, 광주·전남 460개, 대구·경북 373개, 경남·부산·울산 434개, 제주 418개, 북한 408개 등이다. 각 표제어에 뜻풀이, 용례와 함께 지역 정보를 시·군 단위까지 표시했고, 단어에 얽힌 문화 정보를 알차게 담은 것도 이번 사전의 강점이다.

예를 들어 ‘더미구름’은 북한에서 ‘뭉게구름’을 뜻하는 말. ‘산 너머 흰 더미구름이 떠가고 있었다’는 예문이 실렸다. 문화정보에는 ‘(1)적운(積雲)이라는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다듬은 말 (2)적운은 종류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높은 하늘에 크고 둥글둥글하게 덩어리진 구름인 고적운은 ‘높은 더미구름’, 높은 하늘에 그늘이 없이 희고 작은 구름 덩이가 촘촘히 흩어져 나타나는 구름인 권적운은 ‘비단더미구름’, 차고 습한 대기 속을 나는 비행기의 자취를 따라 생기는 구름인 비행운은 ‘비행비단더미구름’이라고 한다’는 설명이 담겼다.

‘보리동생’은 경남에서 ‘바로 밑의 동생’을 부르는 단어. 같은 경남이라도 지역에 따라 보리동상(창원), 보리동생(고성·보성·진주), 보릿동생(거제), 뽀독동생(남해), 아시동상(마산·창원), 아시동생(거창·고성·밀양·창녕·통영) 등으로 달리 불린다. 사전에는 (1)머 한다꼬 니 보리동생이 저리 난리로 치노?(고성) (2)내가 머 당신 아시동상겉이 보이요?(창원) (3)니 뽀독동생 이분에 승진했다 쿠데(네 뽀독동생이 이번에 승진했다 하던데·남해) 등의 예문이 포함됐다. 문화정보에는 ‘창원에서는 ‘아시동상’을 시비를 거는 데 대한 본인의 불쾌한 반응을 보일 때나 화자의 불만을 드러낼 때와 같은 한정적인 환경에서 쓰이고,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쓰이지 않는다’는 설명을 넣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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