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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산 99.9%는 가상화폐… 시장 앞으로 100배 커질 것”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
“비상용 현금 외에 아무런 ‘실물 자산’을 갖고 있지 않아요. 재산의 99.9%가 가상화폐입니다.”

지난 10일 PC의 화상회의 앱을 통해 만난 자오창펑(趙長鵬·43) 바이낸스 창업자(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는 분명 100배, 1000배 커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오 CEO는 세계에서 가상화폐를 가장 많이 가진 최대 부호다. 그가 2017년에 창업한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현재 3년째 세계 최대(거래액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은 올 2월 자오 CEO의 자산을 26억달러(약 3조1300억원)로 추정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것처럼 가상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곳이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자오 CEO는 창업하기 전엔 미국·중국·일본 등지에서 주식거래 시스템을 만드는 개발자로 일했다.

◇”코로나로 뜻밖의 가상화폐 거래 급증”

―코로나 팬데믹(대유행병)이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사실 코로나 여파로 가상화폐 거래는 오히려 급등했다. 지난 3월엔 바이낸스의 일일 거래액이 170억달러(약 20조4051억원)를 돌파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고액은 2018년 1월의 110억달러였는데, 그 규모를 가뿐히 넘어서 우리도 놀랐다. 코로나 탓에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전통 산업 분야가 위축되면서 각국 정부의 화폐 발행이 이어졌다. 시중에 넘쳐나는 돈이 가상화폐로 몰려들었다. 덕분에 바이낸스 회원 수(현재 1500만명)도 글로벌 기준으로 급증했다.”

―코로나 반사이익은 계속되나.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예컨대 재택근무의 보편화로, 회사의 개념도 많이 바뀔 것이다. 한 기업이 해외에서 인력을 고용하는 경우도 증가한다. 세계 각지의 직원에게 월급 줄 때 수수료가 비싼 기존 은행 시스템보다 수수료가 거의 없는 가상화폐가 훨씬 좋지 않은가. 법정화폐는 국경을 넘었을 때 환율 등 복잡한 변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대체할 ‘보편적인 화폐’에 대한 수요가 결국은 가상화폐로 몰릴 것이라는 뜻이다.”

◇”가상화폐, 종이 돈처럼 결제 수단 될 것”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가격이 뛴다는 말인가.

“단순하게 비트코인 가격이 언제 10배, 20배 오를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가상화폐를 활용하는 시장 자체가 앞으로 수십배 늘어날 테고, 당연히 가상화폐 가격도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수량이 한정적인 만큼, 쓰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가치가 높아진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리브라’라는 디지털 화폐를 내놓으려고 하고, 중국 인민은행은 곧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예정이다. 법정화폐 밖 새로운 ‘돈’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그만큼 가상화폐 시장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다.”

―가상화폐가 ‘진짜 돈’처럼 쓰일 순 없지 않은가.

“‘진짜 돈’과 ‘가짜 돈’의 경계는 이미 모호해진 것 같다. 종이 화폐도 사실은 가상 아닌가. 스마트폰으로 간편 결제하든, 은행에서 계좌 이체를 하든, 디지털화된 숫자 개념이다. 결국 영화관·편의점 등 실생활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돈’인데, 가상화폐는 아직 실사용처가 너무 적긴 하다. 바이낸스는 올 3월부터 비자카드와 실생활에서 가상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바이낸스 카드’를 시험하고 있다. 나는 어제도 이 카드로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고, 오디오북 앱에서 콘텐츠를 구매했다. 이 카드로 우버도 부를 수 있고, 마트에서 쇼핑도 할 수 있다. 가상화폐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상대방은 현금을 받는 방식이다. 이 카드가 정식 출시되면 가상화폐 경제가 빠르게 10배, 100배씩 커질 것이다.”

―한국에서도 발급하나?

“아쉽게도 한국에서 발급할 계획은 아직 없다. 가상화폐 관련 규제가 많아 검토할 사안이 많다. 이 카드는 유럽 시장에서 먼저 이용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다만 나중에 유럽에서 이 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이 한국을 여행할 때 일반 신용카드를 쓰는 것처럼 한국의 일반 상점에서도 쓸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영업 관련 “미숙한 부분 고칠 것”

―한국에서 편법 영업 논란도 있다. (※ 한국 가상화폐 업계에서 바이낸스코리아가 고객 실명계좌가 아닌 법인계좌(벌집계좌)를 사용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한국에선 개인이 가상화폐 거래용 신규 계좌를 발급하는 길이 막혔는데, 꼼수로 이용자를 모은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한국의 가상화폐거래소 BXB에 지분투자를 했고, 함께 ‘바이낸스코리아’를 세웠다. 미안하지만, 사실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내가 잘 알고 있지 않다. 바이낸스는 세계 각국에서 여러 현지 거래소를 운영하는데 이런 로컬 사업은 내가 아닌 현지 파트너사가 관리한다. 나는 그들을 믿고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설된 지 3개월밖에 안 돼 부족한 부분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적극적으로 고치겠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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